가을의 기도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 김현승*, 1956
* 1913년 평양에서 목회자의 아들로 출생하여 21세의 나이에 등단. 신사참배를 거부하다가 교직에서 파면되었으며, 아버지와 누이동생과 함께 투옥되어 고문을 당했고 이 일로 누이동생이 사망. 이후 극심한 고통을 겪으며 해방이 오기까지 절필. 조선대학과 숭실대학 교수를 지냈으며 한인문인협회 학회장을 역임
가을의 기도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 김현승*, 1956
* 1913년 평양에서 목회자의 아들로 출생하여 21세의 나이에 등단. 신사참배를 거부하다가 교직에서 파면되었으며, 아버지와 누이동생과 함께 투옥되어 고문을 당했고 이 일로 누이동생이 사망. 이후 극심한 고통을 겪으며 해방이 오기까지 절필. 조선대학과 숭실대학 교수를 지냈으며 한인문인협회 학회장을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