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선교편지

목회편지25.04.06 - 위키피디아 설립자가 만난 복음*

2025-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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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에 위키피디아를 시작한 래리 샌저(Larry Sanger)는 지난 2월, 35년간 무신론자이자 회의론자로 살아왔던 자신이 어떻게 복음을 받아들이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에세이를 발표했습니다.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이 있었습니다.


1.선의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주지 못하면 불신앙을 초래할 수 있다.

샌저는 교회를 다녔지만, 10대 중반에 믿음이 사라졌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접하면, 기독교에 대한 질문이나 반대를 경멸하는 태도가 아니라 좋은 답변과 목자의 심정으로 대해야 함을 알게 됩니다. 그는 이렇게 회고합니다. "10대 후반에 나는 목사님에게 회의적인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단지 반항은 아니었다. 나는 정말로 답을 얻고 싶었다. 하지만 목사님은 확신 있는 답은 주지 않고 오히려 나를 무시했다... 돌이켜보면, 질문을 많이 하지 말라는 그의 말은 기독교는 비이성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2.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여러 논증이 더해지면 힘을 발휘한다. 

신존재 논증 중에서 샌저가 설득력이 있다고 꼽은 것은 설계 논증**의 한 부류였습니다. 하나의 논증만으로는 그 어느 것도 확실한 증거로 생각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샌저의 마음에는 부분적인 진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러 개의 논증이 합해진 힘은 애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력했습니다. "개별적으로 보면 논증 하나하나가 약해 보일 수 있다. ...우연성 논증이 보여주는 건 단지 필연적인 존재가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 뿐이다. 인과성 논증의 경우에는 우주가 그 자체 외부에 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뿐이다. 설계 논증은 어떤가? 우주가 어떤 종류의 설계자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도덕성 논증은 설계자가 어느 정도까지는 어떤 면에서 자비로워야 한다는 점을 보여줄 뿐이다."


"나는 자문했다. 그 결과는 최상의 설명을 위한 하나의 논증이 나올 것이다. 그러니까 이 모든 논증 각각의 전제를 설명에 필요한 개별 데이터로 간주해 보자. 그 경우에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게 과연 최상의 설명이 될 수 있을까? 그럴 수 있겠다고 나는 인정했다."


3. 그리스도인의 성품은 결정적일 수 있다. 특히 온라인에서.

샌저는 개인적 만남이나 온라인에서 그리스도인들의 태도가 신뢰감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자애로운 태도와 신무신론자들***의 사악한 태도가 비교 되었습니다... 그가 온라인에서 만난 그리스도인들이 보여준 진지하고도 친절하게 토론에 임하는 태도에서 신뢰감을 느꼈습니다.


"신무신론을 접할 때면 불쾌감이 극에 달해서 ’아니, 나도 저랬나?' 싶을 정도였다... 그리스도인 가정과 친구들에 대한 나의 존경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나는 소셜 미디어에서 그리스도인들이 (항상은 아니지만) 종종 성숙하고 우아하게 행동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기독교 비판자들은 종종 사악한 괴물처럼 행동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 중 일부도 그리스도인이었다. 그리고 그들 중 일부는 매우 지적이었다. 이상했다. 점점 더 커지는 반기독교 정서 속의 불쾌감은 오히려 나로 하여금 그리스도인들을 옹호하게 만들었다."


온라인에서 불쾌하고 공격적인 괴물 같은 접근은 오히려 기독교의 신뢰성을 손상시킵니다.


4. 성경은 기독교에 관심을 갖는 사람에게 가장 좋은 자료이자 변화를 가져오는 좋은 도구이다.

기독교를 향한 샌저의 마음은 성경 연구로 이어졌습니다. 호기심이 많고 단호한 그는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도구, 즉 학습 계획, 해설, 성경 앱, 지도를 활용하여 한때 철학에 적용했던 바로 그 세심한 분석 방식으로 성경에 접근했습니다.

"정말로 성경을 이해하려고 했을 때, 정말 충격과 당혹감을 느낄 정도로 나는 크게 놀랐다. 성경이 예상보다 훨씬 더 흥미롭고 일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찾은 문제들을 이전에 생각한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하나하나 답을 찾아나갔다. 나는 틀렸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미 내가 찾은 모든 문제를 이전해 다 생각했을 뿐 아니라, 미처 생각지도 못한 것들까지도 계산해 놓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들은 그 모든 문제에 대해서 잘 정리된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답을 믿지 않았다. 어떤 답은 조작되거나 있을 법하지 않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종 어떤 답들은 충격적일 정도로 그럴듯했다. 성경은 나의 치밀한 조사를 거뜬히 견뎌냈다. 정말 그럴 거라고 어찌 알았겠는가?"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건, 무려 2천 년이 된 신학 전통이라는 사실을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철학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학이 무엇인지 제대로 몰랐다는 데에 나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신학은 성경에 담긴 수많은 사상을 체계화하고, 조화시키고, 설명하고, 어느 정도 정당화하려는 시도였다. 합리적인 사람들이 성경 속 모든 풍부함을 이해하려고 할 때 하는 작업이 바로 신학이다. 성경이 실제로 흥미롭고 또 그럴듯한, 신학이라는 학문을 만들어낸다는 건 내 머릿속에 떠오른 적이 없는 명제였다."


*트레빈 왁스(Trevin Wax)의 글을 축약/윤문하여 싣습니다.

**설계 논증: 정교한 실제에는 설계자가 있다는 논증

***신무신론(new atheism): 종교를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비판하고자 하는 21세기 무신론 작가들의 운동(리처드 도킨스, 크리스토퍼 허친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