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목회편지2021.10.17 - 가을 말씀사경회를 기대하며

2021-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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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부흥은 감정을 고조시키거나 강한 결단을 하는데서 오는 게 아닙니다. 

오직 말씀의 진리에 설복될 때 옵니다.


우리나라 초대교회는 성경을 연구하면서 영적으로 부흥했는데, 그 중심에는 말씀을 배우는 사경회(査經會 Bible Conference Movement)가 있었습니다. "성경을 조사하는 모임"이란 말 뜻 그대로, 다함께 교회에 모여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 동안 말씀을 깊이 깨우치는 모임을 가졌습니다.


이는 에스라와 느헤미야 시대에 백성들이 말씀을 밤낮으로 종일 들으며 변화된 전통을 따른 것입니다. "하나님의 율법책을 낭독하고 그 뜻을 해석하여 백성에게 ... 다 깨닫게 하니 백성이 ... 말씀을 듣고 다 우는지라."(느8:8-9) 언더우드를 비롯한 한국 초대선교사들은 이같은 성경적 전통을 한국교회에 심어주었던 것입니다.


사경회가 열리면 성도들은 쌀과 냄비와 이불을 준비해와서 예배당, 교육관, 인근 신자들의 집에서 먹고 자면서 참여했습니다. 새벽기도회를 시작으로 오전에는 성경을 배우고 오후에는 반을 나누어 공부와 토의를 하기도 하고, 이후에는 흩어져서 사람들을 찾아 다니며 전도하였습니다.


이러다보니 교회전체가 진리를 깨닫고 가슴이 뜨거워지고, 말씀 앞에 울며 삶이 뒤집어지는 일이 자주 일어났습니다. 사람들이 변화되니 주변의 칭송을 받고, 이는 다시 말씀 사경회를 향한 사모함으로 돌아오는 선순환이 이어졌습니다. 이것이 한국초대교회가 가진 견고한 성장과 성숙의 기반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일제는 점차 많은 사람이 한데 모이는 사경회를 압박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사경회운동은 많이 위축되었습니다. 이후 한국교회는 사경회의 전통에서 떠나 감정체험이나 은사를 강조하는 부흥회, 치유/은사/축복집회로 돌아섬으로써, 진리에 복종하여 변화되고 성숙해가는 강력한 전통이 퇴색되어 버렸습니다.


다음 주 수요일부터 3일간 가지는 말씀사경회는 이 전통을 되살리고자 하는 자리입니다. 강사인 화종부 목사님은 말씀의 뜻을 풀어 깨닫게 하는 일에 큰 은사가 있어 오랫동안 많은 성도들에게 감화를 끼쳐온 분입니다. 방역지침을 따라 본당과 부속실에서 참여하고, 또 여의치 않은 분들은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참된 부흥은 감정을 고조시키거나 강한 결단을 하는데서 오는 게 아닙니다. 오직 말씀의 진리에 설복될 때 옵니다.


2021년 10월 15일, 주안에서 하나 된 동역자

정진명 형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