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공지 2020.01.24. - 우리공동체의 비전(2) - 복음공동체 : 존재목적과 지배원리가 복음인 교회

2020-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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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복음의 원리가 지배하는 공동체에서는 자유함, 자발성, 사랑의 마음, 기쁨의 헌신이 나타납니다.

저희 집에는 근사한 주전자가 하나 있습니다. 깔끔하고 예쁩니다. 물의 온도를 알려주는 온도계도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단점이 있습니다. 물이 잘 안 따라집니다. 물이 몇 갈래로 흩뿌려지듯 나와서 컵 주변에 물을 흘리게끔 합니다. 주전자로서는 꽝입니다. 주전자는 물을 잘 담고 잘 따르기 위해 존재하니까요.


교회는 복음을 잘 담고 잘 나누기 위해 존재합니다. 외향이 번듯하더라도 복음을 잘 담고 있지 못하거나 잘 나누지 않는다면 교회로서는 꽝입니다. 예수님은 교회를 세우시고 승천하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막16:15) 


주마음교회는 복음을 잘 나누기 위해 존재합니다. 우리 안에 좋은 교제와 사역과 모임들이 세워져 가겠지만, 그 모든 것의 지향점은 복음이어야 합니다. 모든 것의 결과로 혜택이 주님 찾으시는 VIP들에게 가야합니다. 이를테면 내 마음이 치유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치유의 결과로 나를 통해 복음이 흘러가는 게 목적입니다.


주마음교회는 복음을 잘 담기 위해 존재합니다. 복음의 원리가 우리 교회의 운영과 사역을 지배해야 합니다. 현실 교회에서는 종종 다른 원리들이 지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첫째, 율법의 원리가 지배하는 공동체에서는 '무엇은 해야 되고 무엇은 안 해야 되고'가 주요 화제가 됩니다. 지키고 안 지키고 자체가 목적입니다. 서로 지적하고 지적당합니다. 숨이 막힙니다. 꼬투리 잡힐까 서로 가면 쓰고 대합니다. 예수님의 명령보다 교회전통과 관행이 더 중요한 교회가 됩니다.


둘째, 무법의 원리가 지배하는 공동체에서는 '나한테 편한가 불편한가'가 판단 근거가 됩니다. 각자 내 맘대로 내 식대로 신앙생활하려 합니다. 자기 가치관을 관철시키려 합니다. 서로 충돌합니다. 의견충돌은 자연스런 일이지만, 이를 해결할 일치된 원리가 없습니다. '나 이렇게 상처 받았어/불편했어'가 주요 화제인 교회가 됩니다.


셋째, 운영의 원리가 지배하는 공동체에서는 예산증대, 비용절감, 조직안정이 판단의 최종권위를 갖습니다. 그 자체로는 모두 건강한 교회운영을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이지만, 그것들이 최종권위를 갖기까지 내버려 두면 반드시 교회의 정체성을 훼손합니다. "돈이 안 되는 대상"에 대한 사역을 점차 포기합니다. 불법과 편법 사이를 줄타기합니다. 마리아가 예수님의 일에 향유를 부어도 "돈 낭비"로 평가됩니다. 


그러나 복음의 원리가 지배하는 공동체에서는 자유함, 자발성, 사랑의 마음, 기쁨의 헌신이 나타납니다. 복음을 담은 사람들은 자기가 값없이 용서받은 죄인임을 압니다. 주인을 알고 그 주권에 복종합니다. 주인을 흉내내며 자꾸 사랑을 나누려 합니다. 지체를 위해 자기 권리를 스스로 제한하고는 기뻐합니다. 헛된 것에 매이지 않고 자유합니다. 형제자매를 쉽게 정죄하지 못하고, 그런 소문을 듣기도 옮기기도 싫어합니다. 주인의 일을 하기 위해 돈을 충실히 관리하지만 돈에게 주인자리를 주지 않습니다. 이런 교회에서는 "이 일이 복음이 달려가는 길에 도움이 되나?", "주님이 지금 이 일을 하라고 하시는가?"가 실제적인 토론거리와 판단기준이 됩니다.


2020년 1월24일, 주안에서 하나 된 동역자

정진명 형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