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목회편지2022.07.10. - 목사님 궁금합니다(4): 철학과 리처드 도킨스에 관심 갖는 자녀를 어떻게 지도할까요?

2022-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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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궁금합니다(4): 철학과 리처드 도킨스에 관심 갖는 자녀를 어떻게 지도할까요?


Q.고교생 자녀가 데카르트에 관심을 갖더니, 무신론자 리처드 도킨스의 책을 읽고 싶어합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A.성경의 진리를 잘 배우면 철학공부가 재미 있고 이해가 깊어집니다. 다만 아직 사상의 틀이 세워지지 않은 경우는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르네 데카르트는 합리주의 철학의 선구자로, 진리 추구의 방법론을 다룬 자신의 저서 <방법서설>(Discours de la méthode)에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는 명제를 제1원리로 삼습니다. 절대로 의심할 수 없는 유일한 것은 순수한 이성이며, 이성만이 진리에 이르는 기준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근대철학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고, 오늘날 철학/신학을 공부하면 반드시 거치게 됩니다.


그러나 데카르트주의의 이성에 대한 맹신은 동시대의 토마스 홉스나 존 로크 등의 경험론자들이 그 한계를 지적했고, 칸트와 같은 후세대들도 적절히 비판했습니다. 또 정신과 물질을 지나치게 분리하는 그의 이원론적 사고는 모순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리처드 도킨스는 영국의 동물학자로서, 진화론적 전제를 가지고 종교를 비판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가 옥스포드대학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출간한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1976)와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2006)은 그를 현대 무신론의 대표로 만들었습니다. 몇 해 전 비슷한 주제를 좀 더 대중적으로 쓴 <Outgrowing God>(2019)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도킨스의 기독교 비판은 크게 (1)성경 내용, (2)창조론, (3)신 존재에 대한 것들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이 셋은 모두 기독교 신앙을 허물고자 했던 무신론 사상가들이 노력해 왔던 대표적 범주들이며, 신학계에서는 도킨스의 비판을 특별히 더 깊이 있는 내용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가 대중적인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응답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도킨스는 동물학자로서의 전문성은 있으나, 철학적으로는 빈틈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그는 성경의 하나님을 "좀스럽고 불공평하고 용납을 모르고 난폭한" 존재로 그리며 비판하는데, 이는 우리가 믿고 경험하는 하나님과는 전혀 다르지요. 즉, 논리학에서 대상을 왜곡한 허상을 만든 뒤 그것이 나쁘다고 공격하는 '허수아비 공격하기'의 오류를 보여줍니다. 대중적 지지는 다소 얻겠지만 논리적으로는 틀렸습니다. 그래서 철학적인 측면에서는 도킨스를 높이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예컨대 알리스터 맥그라스 옥스퍼드대 교수는 도킨스처럼 무신론자였다가 기독교인이 되었는데, 그는 자신의 저서 <도킨스의 신: 이기적 유전자에서 만들어진 신까지>에서 만들어진 것은 기독교의 신이 아니라 도킨스의 허상속의 신이라는 사실을 날카롭게 간파하고 지적합니다.


철학사상사에 대해 이해가 없다면, 고교시절에 한쪽으로 치우친 도킨스 류의 책만 읽으면 균형을 잃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책 한 권만 읽은 사람이 제일 위험하다'라고 할까요. 물론 이 분야에 대한 공부가 충분하다면 그의 책을 직접 읽으며 그가 어떤 라인에 서 있는지 분별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 분야 추천 도서

1.팀 켈러, <하나님을 말하다>(The Reason for God)은 흔히 오해하는 주제들인 종교의 문제, 기독교에 대한 비판, 죄와 고통과 심판의 문제 등에 대해 잘 다룬 명저입니다.

2.알리스터 맥그라스, <도킨스의 신>(Dawkins' God)은 도킨스의 여러 저서들에 대해 기독교적 응답을 담은 책입니다.

3.팀 켈러, <답이 되는 기독교>(Making Sense of God)는 신이 없다고 전제하고 인생의 답을 찾고자 노력하는 세속주의의 모순을 다룬 책입니다.

4. 콜린 브라운, <철학과 기독교신앙>은 리스철학에서 근대와 현대철학과 기독교신앙의 관계를 다루는 책입니다.

5. 윌리엄 뎀스키 등, <기독교를 위한 변론>은 현대 젊은이들이 가질 만한 철학/과학과 신앙에 대한 여러 질문들을 하나씩 다루는 좋은 책입니다.


2022년 7월8일, 주안에서 하나 된 동역자

정진명 형제 드림